꿈결 같았던 2시간 30분 – 칸노요코 콘서트

 이제야 조금씩 그 여운이 잔잔해지기 시작해서 감상기를 끄적여봅니다.
 
 6월 20일 수요일. 회상해보자면 칸노요코 콘서트 때문인지는 몰라도 아침부터 왠지 모르게 설레였던 기억이 납니다. 친구와 만나기로 한 6시 30분쯤 되서 세종문화회관에 도착하였습니다. (애석하게도 카메라님이 병원가셔서 사진이 달랑 한장도 없네요 흐윽) 이미 수많은 사람들이 미리 와서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칸노 요코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을 직접적으로 두번째 느꼈습니다. (첫번째는 선예매때… 그 파바바박 사라져가는 자리들) 7시 20분 쯤 되서 친구와 만났고, 마침내 칸노 요코의 콘서트를 느끼러 입장하였습니다.

 제 자리는 2층 A열 뒤쪽이었습니다. 다소 멀긴 했지만, 공연 전체를 한 눈에 담을 수 있었기에, 그럭저럭 저는 만족하고 있었습니다.

(이하 사진들은 김태현님 블로그에서 가져왔습니다. 감상후기 용도의 2차저작에 허용하고 계십니다.)

 공연이 시작되고, 칸노 요코가 작업했던 지금까지의 애니메이션과 짤막한 타이틀 곡을 편집한 영상이 나왔습니다. 향수에 젖어든 관객들의 환호와 박수 갈채가 쏟아지면서 영상은
[Are you Ready?] 라는 문구를 내보내더니, 영상옆에 걸려있던 두 천이 스르륵 내려갔습니다. 그리고 울려퍼지는 Torukia.
 그리고 3명의 초대 가수가 등장하면서 콘서트는 정말로 시작되었습니다.

좌측부터 사카모토 마야, 야마네 마이, 오리가가 등장하였습니다. (사실 저 사진은 공연 끝나고 인사할때 사진; 대충 저렇게.. 인사하면서 등장하지는 않았습니다..) 오리가의 엄청난 열창과 함께 최고의 감동에 휩싸인 관객들. 그리고 inner universe 와 rise 가 이어졌습니다.
 게다가 언제 등장했었는지는 잊었지만 칸노 요코님께서 등장!!

 분위기는 후끈후끈 달아오르고, Rise가 끝난 다음에는 Don’t bother none from!
 사실 아직 카우보이 비밥 본의아니게 중간에 중단해버렸지만, 노래는 다 찾아서 들어봤던 터라 너무나 반가웠습니다. 야마네 마이님 열창! 우와… 게다가 그 다음엔 Call me call me..
 다음엔 player….우와… 감동의 도가니였습니다.. 어떻게 몇곡이 흘러갔는지도 인지하지 못했는데, 갑작스레 들려오는 사카모토 마야의 목소리.
 전반부에 불과했지만 공기와 별이라니! 그런데 끝이 아니었습니다. 그다음 이어진 빛속으로는 저를 아예 정신 못차릴 정도로 감동의 도가니에 후려쳐 넣어버리더군요.

 이어진 곡은 라그나로크2 곡중 하나인 Quiet place인가 그랬었는데….굳이 느낌을 표현하자면 노래 신명나게 듣다가 꺼버린 느낌? 사실 빛속으로의 패닉을 이어가지 못했습니다. 그 다음은 칸노 요코님께서 직접 치신 피아노! Wolf’s Rain의 낙원..이라는 곡이었던걸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아무튼.
그 다음에 이어서 라그나로크2의 Swamper이란 곡과, Clap&Walk란 곡, 그리고 Stone Music을 들었습니다. Swamper에 대한 기억은 지금 없고; Clap&Walk는 칸노요코가 직접 아코디언을 매고 깡총깡총 뛰면서 연주했습니다. 굉장히 발랄해요. 그 때 사진이 아래에서 첫번째 두번째고 Stone Music에서의 사진이 세번째 네번째입니다.

Stone Music은 일종의 퍼포먼스(?) 비슷했는데, 의도한거 같아보이지만 굉장히 자연스러웠습니다. 보는 내내 웃음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다음에는 상자의자 몇개랑 야마네 마이, 오리가, 그리고 기타리스트 분 만 앉아서 계시더군요. 이 때까지만해도 이어질 충격을 생각지도 못했지요. Real folk Blues와 ELM 이었습니다. Real folk Blues…원곡과는 조금 다른 느낌이었지만 색다른 맛이 느껴졌습니다. 좀 더 절절한 애잔함(?)이 배어나왔습니다..

 다음에 라그나로크2 Sailing 이란 곡이었는데, 이 곡은 영상과 굉장히 어울렸다는 말밖에 할게 없고, Intro theme가 이어졌습니다. 이 곡은 라그나로크2 클로즈 베타 할때 많이 들었던 곡이라 친숙했었는데, 설마 보이 소프라노였을 줄이야. 높은 음을 잘 내는데 소름이 다 끼치더군요. 리베라 소년 합창단 저리가라 할 정도예요. 백파이프의 솔로 공연이 이어졌고, 오케스트라가 돌면서 등장했습니다. 입이 딱 벌어질 정도의 연출이었습니다. 정말 박진감 있었던 5년 전쟁이란 곡과 흥얼거리기 좋았던 imiru 란 곡과, Yoru_vo 라는 신비한 느낌의 곡이 이어졌고, 라그나로크2 전투 할때 엄청 들었던 Din Don Dan Dan도 나왔습니다. 사실 풀로 들어본적을 처음이었는데, 굉장히 즐거웠던 곡이었습니다.

 살짝 지루했던 시간이 지나고 (제 친구는 자더라구요;;) 또 다시 감동의 시간이 찾아왔습니다. 카우보이 비밥의 Blue. 어느새 일어난 제 친구도 소리지르고 사람들 모두 소리지르고 환호하는 가운데 야마네 마이씨의 엄청난 열창. 엄청 가까이서 보신 분 후기를 봤는데 울면서 부르셨다더라. 정말 감동의 도가니. 그런데 지금까지의 공연 감상을 뒤집는 무려 환상인 줄 말 알았던 일이 벌어졌었습니다.

 바로. 반지와 약속은 필요 없어 한글판.
 입이 바로 떡 벌어지고 정신없이 무대만 바라보게 되었습니다.
 정말로 온 몸에 전율이 흐르더군요. 이 엄청난 감정이입이라니.
 거기다가 약속은 필요없어 후렴부에서 “같이~” 라는 그 앙증맞은 목소리라니!
 맙소사. 제발 꿈이라면 깨지 말아다오.
 정말 꿈이 아니었다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했던 일이 실제로 벌어지다니.
 이럴 줄 알았으면 8만원이 아니라 10만원 20만원을 줘서라도 1층 VIP를 노리는 건데!!!
 (사실 자리도 없었지 말입니다;)
 어떤 분 후기에는 눈물까지 흘렸다고 하실정도로 너무나 감동적인 상황이었습니다.
 

(후광이 약해!!!!!!!!!!!!!)

 녹음 한 부분중에 유일하게 들을 만한 부분이 이 후렴구 부분이라 이쪽만 올려봅니다..흐윽

 모든 것이 시작이 있다면 끝도 있는 법. 슬프지만 끝이 난듯 보였습니다.

 하지만 모름지기 좋은 공연은 앵콜이 있는 법!!!!!!!!!

 칸노요코님이 지휘하시는 오케스트라의 메들리가 울려퍼졌습니다. 처음곡은 잘 기억이 안나고, Flying dragon-Dance of Curse-Shiro, long tails-Story of Escaflowne 였습니다. 딴건 다 편집해서 짧게 메들리 스럽게 해주었는데 story of escaflowne만 전곡 다 해주더군요. 반과 히토미가 헤어질때가 오버랩되어서 괜시리 우울해지고 이게 또 마지막임을 암시하는게 아닌가 싶어서 굉장히 서글펐습니다. 진짜 울뻔했어요. 이제 헤어질때가 된건가 싶어서..

 근데, 끝나고 스텝 소개를 해주시더군요. 하핫. 그거라도 어딘지. 한분 한분 무려 한국말로 소개해 주시는데 농담도 걸고 한국어 진짜 잘 하시더라구요.
 그리고 전 스텝이 hodo 라는 라그나로크2 곡을 연주하는데 역시나 아코디언 매고 방방 뛰는 여사님.

 그 다음에는 정말 끝인가 싶었습니다. 그런데 나름대로 흥겨워서 이런 결말도 괜찮겠지라고 생각하며 박수 치던중, 피아노를 치시기 시작하였습니다.

푸른 눈동자
 wo qui non coin

기억 나는 곡은 두곡 뿐이지만 이 것보다 더 기억에 남는건 그녀의 그림자 인사.

와줘서 고마워
어땠어? 좋았어?
♥ 사랑해요
또 보고 싶어 와줄꺼지?
Bye Bye

고작 5문장을 적는 동안 달리 표현할 말이 없어졌다. 아직까지도 그 감동과 여운이 남아 있나보다.

그녀는 또 보고 싶다고 했다. 또 다시 그녀가 와준다면 아니 먼 타지에서 부른다 할지라도 달려가리라.
그 때는 VIP든 뭐든 다 질러주겠노라…

나이가 벌써 40줄에 들어선 우리나라로 치면 ‘아줌마’가 피아노 앞에서 덩실덩실 춤 추고, 리듬에 맞춰서 몸을 뒤척인다니, 거기다가 장난은 또 얼마나 잘 치는가. 그 나이때까지도 소녀적인 모습을 갖고 있기에 아직도 그런 작품들이 나오는 걸지도 모르겠다.

라그나로크2 콘서트라지만 실제로는 칸노 요코 그녀만을 위한 콘서트였다. 결코 자신을 드러내보이지 않았지만 콘서트의 중심은 그녀가 되어있었고, 그녀를 위해 흐름이 움직였다. 그렇기 때문에 칸노 요코 가 아닐까 싶다.

p.s 그라비티는 제발 촬영이 엿같이 되었어도 실황 DVD를 만들란 말이다!! 상술이라는 말은 절대로 안해주마ㅠㅠㅠ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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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를 찾아읽던 중 발견한 사진. 무려 댄싱 마야. 출처는 오스카님 블로그그 때 그 발랄하고 귀엽던 느낌 그대로이다. 저 사람도 나이가 몇이더라..후..

역시 발굴해낸 사람이나 발굴당한 사람이나 닮아가나보다. (사진은 삭제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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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ragnarok2.co.kr/community/board_dreamLater_view.asp?seqNo=55&pagenum=1
그라비티 측의 요청으로 인해 사진들을 삭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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